호주 워킹홀리데이 <하나씩 차근차근히> D+288
1. 건망증
이렇게 말하는 것도 건망증의 일부인거 같으나, 언제부턴가 건망증이 조금씩 시작된 거 같다.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실 그렇게 매번 이유를 곰곰히 생각하는 게 첫번 째 문제였고, 두번째는 내가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가령, 밥 먹으며 무언가를 읽거나, 씻으러 가면서 세면 도구를 흘려가며 딴 생각을 골똘히 생각한다거나 하는. 그러니까 어느 '사소한 일상의 일'에 그다지 집중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
이걸 건망증이라 불러야 할지, 주의력 결핍이라 불러야 할지, 현실에 정박하지 못하는 부유하는 불쌍한 어느 정신이라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 때문에 차 운전을 못할 뻔한 적이 일주일 내 두 번이나 생겼다. 한 번은 차 키를 안에 두고 손으로 차 문을 닫아 잠궈버렸다. 다행히도 평소에 열지 않는 조수석 문고리를 고치다가 깜빡하고 잠그지 않아 놀란 가슴을 한 번 쓸어내릴 수 있었다. 또 한번은 바로 어제, 도서관에 간 지 30분정도 지났을까. 주머니에 차 키가 없어 어디 떨어뜨렸나 하고 찾으러 나갔더니 차 키는 차 문에 덩그러니 꽂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나를 이토록 지금, 이곳에 있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그 이유는 그리움으로 얼버무려 말할 수 있을 거 같으나 깊게 생각하면 또 다시 복잡해지므로 그냥, 현실에 집중하기로. 무엇을 하든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제대로 하기로.
2. 지역 이동
어디로 가야할까. 사실, 이렇게 묻고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대답할 수 있는 건 행복한 일이다. 적어도, 쫓기지 않으며, 내가 원하는 곳으로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행복한 고민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선택지가 많으면, 한 선택에 대한 긍정과 후회가 교차하는 순간의 빈도가 높아지기도 하는 것이기에.
마음은 대도시로 기울었다. 어디든 좋으니 사람들 많은 곳에 가서 있고 싶다. 거기서 도서관 드나들며 사진집도 보고, 영어 클라스도 참여하고, 각종 모임이나 이벤트에 너무도 가고 싶다. 한적한 곳에서 지내다보니, 무심하게 거리를 스쳐 지나가던 타인의 존재가 생각보다 그 존재만으로도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구나 싶다.
가기 전에, 어디든, 타즈매니아에서 트래킹은 꼭 하고 가야지.
3. 하고 싶은 일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과 동떨어져 살아가다보니 점점 무엇을 하고 싶은지 희미해져갔다. 무한한 자유를 불행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행복은 아니지만, 얼마든지 자유의 축복을 누릴 주체적 인간이 될 가능성의 가능성이 있다. 그래, 대도시로 가자.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의미를 만들자. 어디서든, 가능하다면 누구라도, 힘껏 사랑할 수 있는 어느 마음가짐을 회복하자.
4. 돈
돈은 가능성이다. 돈이 많을수록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막대해진다. 그러나 많은 경우 '돈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대전제는, '돈벌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현실적 문장으로 탈바꿈 된다. 돈이 선사하는 가치를 위해, 돈에 복종해야 하는 역설. 차라리, 지나치게 가난하지만 않다면, 돈이란 조금 부족한 것이 좋다. 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 몸은 편하고, 많은 것을 볼 수는 있겠지만, 걷지 않는다면 숲의 공기와, 강을 헤엄치는 오리 너구리와, 걷는다는 것의 즐거움, 마주치는 여행자들과의 길고도 짧은 대화를 경험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여행길에서 돈과 속력은 비례한다.
통장에 돈이 좀 생기니까 딴 생각이 든다. 돈은 무한한 욕심만큼이나 한계가 없다. 돈 생각, 그만하겠다. 나는 돈 벌러 호주에 온 게 아니니까. 다시 세워야 겠다. 다시 찾아야 겠다. 잃어버린 어느 마음을. 그것이 한 때 있었다고 생각하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어느 희망의 가닥을.
이렇게 말하는 것도 건망증의 일부인거 같으나, 언제부턴가 건망증이 조금씩 시작된 거 같다.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실 그렇게 매번 이유를 곰곰히 생각하는 게 첫번 째 문제였고, 두번째는 내가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가령, 밥 먹으며 무언가를 읽거나, 씻으러 가면서 세면 도구를 흘려가며 딴 생각을 골똘히 생각한다거나 하는. 그러니까 어느 '사소한 일상의 일'에 그다지 집중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
이걸 건망증이라 불러야 할지, 주의력 결핍이라 불러야 할지, 현실에 정박하지 못하는 부유하는 불쌍한 어느 정신이라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 때문에 차 운전을 못할 뻔한 적이 일주일 내 두 번이나 생겼다. 한 번은 차 키를 안에 두고 손으로 차 문을 닫아 잠궈버렸다. 다행히도 평소에 열지 않는 조수석 문고리를 고치다가 깜빡하고 잠그지 않아 놀란 가슴을 한 번 쓸어내릴 수 있었다. 또 한번은 바로 어제, 도서관에 간 지 30분정도 지났을까. 주머니에 차 키가 없어 어디 떨어뜨렸나 하고 찾으러 나갔더니 차 키는 차 문에 덩그러니 꽂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나를 이토록 지금, 이곳에 있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고. 그 이유는 그리움으로 얼버무려 말할 수 있을 거 같으나 깊게 생각하면 또 다시 복잡해지므로 그냥, 현실에 집중하기로. 무엇을 하든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제대로 하기로.
2. 지역 이동
어디로 가야할까. 사실, 이렇게 묻고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대답할 수 있는 건 행복한 일이다. 적어도, 쫓기지 않으며, 내가 원하는 곳으로 언제든지 갈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행복한 고민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선택지가 많으면, 한 선택에 대한 긍정과 후회가 교차하는 순간의 빈도가 높아지기도 하는 것이기에.
마음은 대도시로 기울었다. 어디든 좋으니 사람들 많은 곳에 가서 있고 싶다. 거기서 도서관 드나들며 사진집도 보고, 영어 클라스도 참여하고, 각종 모임이나 이벤트에 너무도 가고 싶다. 한적한 곳에서 지내다보니, 무심하게 거리를 스쳐 지나가던 타인의 존재가 생각보다 그 존재만으로도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구나 싶다.
가기 전에, 어디든, 타즈매니아에서 트래킹은 꼭 하고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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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트래킹, 케이프 필라. 2016 ⓒ. HJ Mo. |
3. 하고 싶은 일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과 동떨어져 살아가다보니 점점 무엇을 하고 싶은지 희미해져갔다. 무한한 자유를 불행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행복은 아니지만, 얼마든지 자유의 축복을 누릴 주체적 인간이 될 가능성의 가능성이 있다. 그래, 대도시로 가자.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의미를 만들자. 어디서든, 가능하다면 누구라도, 힘껏 사랑할 수 있는 어느 마음가짐을 회복하자.
4. 돈
돈은 가능성이다. 돈이 많을수록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막대해진다. 그러나 많은 경우 '돈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대전제는, '돈벌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는 현실적 문장으로 탈바꿈 된다. 돈이 선사하는 가치를 위해, 돈에 복종해야 하는 역설. 차라리, 지나치게 가난하지만 않다면, 돈이란 조금 부족한 것이 좋다. 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 몸은 편하고, 많은 것을 볼 수는 있겠지만, 걷지 않는다면 숲의 공기와, 강을 헤엄치는 오리 너구리와, 걷는다는 것의 즐거움, 마주치는 여행자들과의 길고도 짧은 대화를 경험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여행길에서 돈과 속력은 비례한다.
통장에 돈이 좀 생기니까 딴 생각이 든다. 돈은 무한한 욕심만큼이나 한계가 없다. 돈 생각, 그만하겠다. 나는 돈 벌러 호주에 온 게 아니니까. 다시 세워야 겠다. 다시 찾아야 겠다. 잃어버린 어느 마음을. 그것이 한 때 있었다고 생각하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어느 희망의 가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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