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타즈매니아 차량 구매 및 운전 팁>

타즈에서 차 사기

워홀러는 중고차를 사기 마련인데 타즈는 다른 주에 비해 차 값이 조금 비싼편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다른 주에서 넘어 올 때 차를 산 뒤 배에 싣어 오는 것을 추천한다. 차 값을 생각해도 그렇긴 하지만, 괜찮은 차를 사기 위해서도 좋은 생각이다. 타즈는 중고차를 사고 팔 때, 정비 내역이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 간 거래를 통해 타즈에서 차를 구매하는 건, 차를 잘 알지 못하는 이상 타 주에서 차를 구매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크긴 하다.

그럼에도, 나는 타즈에서 차를 샀다. 처음에는 호주에 와서 운전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멜번에서 호바트로 넘어 온 뒤 교통 인프라가 차원이 다르다는 걸 체감했다. 호바트에는 그래도 버스 몇 대가 있긴 하지만 그 외의 지역으로 간다면 대중교통을 기대해선 안된다. 물론 도시를 잇는 버스가 전혀 없는 건 아니나, 도시?혹은 마을 내에서 돌아 다니는 버스는 호바트(및 주요 도시)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 같다. (타즈매니아 버스 정보는 타지링크tassie link에서 알 수 있다.)

차를 구매하는 경로는 여러가지다. 크게 두 가지로 딜러를 통해 구입하냐, 개인에게 구입하냐인데 전자가 후자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어느 정도 괜찮은 차를 구할 수 있다. 연어 공장에 다니게 된 다음 차를 사야 했는데 사실 그때까지도 차 살 생각이 없어 자전거를 타고 다닐까 했다. 그러나 탈만한 자전거 가격이 대당 500불이 넘어가는 걸 보며, 아, 그 돈이면 조금 더 보태 차를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차를 샀다.

검트리에서 차 구매하는 건 차를 좀 알아야 한다. 두 번 차를 보러 갔는데 한 번은 비가 오는 날이어서 차 엔진 오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진다는 걸 알고 패스했다. 또 한 번은 차를 보러갔는데 본네트를 들어 올리자 돌 무더기가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기어 변속 때마다 덜컹거리는 충격에 패스.

그러다 정말 운 좋게도 지나치는 버스 안에서 중고차 매장 앞에 놓인 저렴한 차 한대를 발견. 사실 전에 전화해서 문의했을 때 이미 팔렸다고 했는데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있어 다시 물어보니 구매가 가능하단다. 버스에서 황급히 내려 매장에 가니 전에 구매하기로 한 사람이 보증금만 내고 차를 가져가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러더니 300불 깎아 차를 판매한다고 했다. 오. 그렇게 차를 구했다.

다음은 차량을 구매할 때 시도했던 방법들.

- www.carsales.com

- www.gumtree.com.au (개인 매물, 딜러들도 종종 광고를 올린다.)

- Tasmania car (Facebook Group - 주로 백패커들이 차량을 판매하는 듯하다. 값싼 차량들 많다.)

- 현지 중고차 매장 (구글 맵에 검색해 직접 방문!)

중고차 구매에 몇 가지 확인 사항

중고차 구매에 관해선 인터넷에 많은 글들이 있으니 검색해서 참고하면 좋다. 그중에서도 유투브에서 <자동차 명장이 알려주는 중고차 구매 요령>이 꽤나 도움이 됐다. 그래도, 결국 차를 며칠 타고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참고로 내가 구매한 차는 연식에 비해 아주 괜찮은 차인데, 다만 앞쪽 창문이 전혀 열리지 않는다는 함정이 있었다는 걸 며칠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차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팁을 몇 개 적어보자면,

- 차량 연식 및 키로수 확인

- 타이어 마모 정도 확인 + 차량은 직선으로 잘 가는지

- 시동 직접 걸어볼 것(소리가 부드러운지)

- 핸들 및 브레이크 잘 드는지

- 기어 변속 시 충격 확인(오토일 경우 주행시, D->R기어 변속시)

- 와이퍼 및 전조등 확인

- 창문 잘 열리는지, 에어컨 및 히터 나오는지

- 배터리 확인

- 타이밍 벨트 교체 시기

- 엔진 오일 게이지 및 색 확인(가끔 없는 차들 있다..) + 각종 오일들

- 냉각수 누수 여부

- 차량 내부 및 트렁크 확인(스페어 타이어도 있는지)

- 차량 번호판 및 레지 기간 조회https://www.transport.tas.gov.au/MRSWebInterface/public/regoLookup/registrationLookup.jsf)

- 이 모든 것을 대략적으로라도 봐줄 수 있는 차 좀 아는 사람이랑 갈 것!

타즈에서 운전하기

1. 자동차를 구매한다.
2. 차량 구매 신고를 한다.
3. 보험 넣기(간혹 안드시는 분 있는데 보험은 필수!)
4. 차에 탑승
5. 시동을 걸고
6. 엑셀을 밟는다.
7. 죄송합니다.


면허증에 관한 이야기. 타즈에서는 국제 면허증이 있다면 별도의 공증 없이 운전이 가능하다. NSW는 국제 면허증 유효 기간이 3개월이지만 타즈에서는 면허증에 적혀 있는 기간까지 운전을 할 수 있다. 국제 면허증이 있다면 공증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면허증과 신분증은 운전시 꼭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 잘 아시겠지만 호주는 한국과 차량 운행 방향이 반대다. 그러니 왼쪽으로 달리시라. 

운전은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그러니 항상 안전, 안전, 안전이 중요하다. 차량 점검을 주기적으로 하고, 음주 운전 당연히 안된다. 이런 건 알아서 잘 하시리라 생각하지만 호주에서 운전이 처음이신 분들도 있을거기에 적어본다. 무엇보다도 로드킬 이야기를 하고 싶다. 도심을 조금이라도 벗어나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거리에는 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이 참 많다. 왈라비, 포섬, 타즈매니안 데빌, 토끼, 이름 모를 각종 새들이 참혹하게 죽어있다. 로드킬을 피하려면 무엇보다도 서행이 최선이다. 특별히 시골이라면 저녁에는 차가 드물어 과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심해야 한다. 가급적 상향등을 켜고 달리는게 좋다. 상향등을 켜면 동물과 운전자 모두가 서로를 좀 더 멀리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동물들이 차를 가로질러 뛰어갈 때가 있는데 불빛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물들이 최대한 차를 피할 수 있는 속력은 70-80km/h라고 한다. 다만, 갑작스럽게 동물이 튀어나오는 경우에는 사고를 피할 수 없을 때가 있다. 현지인이 해준 말인데 운전을 하다 동물이 튀어나오면 핸들을 과하게 꺾지 말고 들이 받는 게 최선이란다. 만약 핸들을 돌렸을 때 맞은 편에서 차가 온다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야간 운전은 가급적이면 삼가는게 로드킬 방지에 최선이 아닐까 싶다.

정리하자면, 로드킬 방지를 위해 1) 야간 운전시 상향등을 켜고, 2) 속력을 줄이고, 3) 어디서든 갑자기 동물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예상을 해야 한다.

라운드 어바웃과 신호등

이외에도 한국과 다른 몇 가지 운전 규칙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라운드 어바웃 규칙과 교통 신호 차이점들을 타즈 교통국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타즈매니아 교통국 사이트 (https://www.transport.tas.gov.au/)  갈무리

간단하게만 적자면, 라운드 어바웃(회전 교차로)에서는 무조건 오른쪽에서 오는 차가 먼저다.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에 일단 멈추고 오른쪽을 살핀다음 차가 없으면 가도 된다. 그리고 이때, 깜빡이를 꼭 넣으시라. 그래야 교차로에 대기 중인 차들이 내 차가 어디로 갈지 예측을 할 수 있다.

교통 신호는 간단하게 빨간불, 노란불, 초록불의 의미를 이해 하면 된다. 빨간불일 때는 정말 특별한 표지판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움직이면 안된다. 좌회전도, 우회전도, 직진도 원칙상으로는 불법이다. 노란불은 신호가 이제 곧 바뀌니 대비하라는 거고(속력을 올려서 지나가라는 말이 당연히 아니다.) 초록불은 규정 속도와 교통 규범을 준수하고 안전 운행하라는 말이다. 

아 참, 그리고 자전거도 엄연한 도로 위의 운전자다. 도로 위에 무방비로 놓인 그들을 배려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