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급작스런 차량 판매 그리고 멜버른으로> D+30X
백패커스에서 만난 릴리는 차가 없어 데본포트 시티에서 멀리 갈 수 없다고 했다. 다섯 군데쯤 돌았을까. 한 군데는 아예 문을 닫았고, 나머지는 일자리가 아예 없다고 했다. 그나마 가장 긍정적이었던 곳은 Vmac에서 사람을 뽑는 Fresh Farm. 인사 담당자가 울워스 앞에 있는 Vmac에 가서 폼을 작성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당장 일은 없지만, 일자리가 생기면 연락주겠다며 하하. 뉴스에 종종 나오는, 일손이 없어 큰 일이다는 농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우리는 점심을 함께 먹고 헤어졌다. 나는 런세스턴, 타마르벨리 쪽으로 가 볼 생각이었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배가 너무 고파 차를 세워두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무슨 생각이었던지 갑자기 차를 팔고 멜버른으로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차 사진을 찍어 검트리에 업로드. 어랍쇼? 그런데 한 시간도 안되서 한 사람이 연락이 왔다.
그의 이름은 피터. 피터는 데본포트에 그날 오후에 도착한다 했다. 우리는 내일 보기로 약속을 잡았다. 내가 친히 그의 집 앞까지 차를 몰고 가기로 했다. 하룻밤은 어느 무료 캠핑장에서 머물렀다.
다음 날, 피터를 만났다. 피터와 친구들은 대만인이었다. 그는 차를 잘 볼 줄 모르는 듯 했다. 호주에서 운전이 처음이라고도 했다. 나는 나름 최선을 다해, 차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했다. 앞쪽 창문이 열리지 않고, 최근에 라디에이터와 워터펌프를 갈았다고. 오래된 차지만 큰 무리 없이 달린다고. 피터는 친구를 불러 시범 드라이빙을 한 번 해보고 차를 사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차를 넘기고, 나는 스피릿 오브 타즈매니아를 타고 멜버른으로 넘어왔다. 이틀 만에 벌어진 갑작스런 일이었다.
그렇게 멜버른에 도착해 지내고 있는 데, 피터에게 한통의 문자가 왔다. '야 시동이 안 걸려.' '어?' '시동이 안 걸려. 젠장. 뭐야?' '뭐지? 그런적 없었어.' '어제 하루 타고 몇 시간 달린 다음에 오늘 아침에 시동 거니까 갑자기 안돼.' '피터, 정말로 그런 적 한 번도 없었어.'
피터는 메카닉에게 갔고, 메카닉은 스타터 모터가 나갔다고 했다. 수리비는 300불. 그런데 피터가 나에게 그 비용을 커버해 줄 수 있는지 묻는게 아닌가.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미 차를 팔았고, 그 문제는 이제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건데. 과연 내게 책임이 있는걸까. 만약 최근에 수리한 라디에이터나 워터펌프 쪽 문제였으면 내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94년에 나온 차량. 26만 키로를 달린 차량 1200불 밖에 되지 않는 오래된 차량이었다. 나도 딜러에게서 차를 산 뒤, 아무런 워런티를 받지 못했고 그래서 6백불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던 거 아닌가.
나는 피터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닌거 같다고 말했다. 네가 테스트 드라이브를 할 때는 괜찮았고, 내가 이제까지 차를 타는 동안 그런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또한 네가 어제 차를 하루 모는 동안도 괜찮았는데, 갑자기 그렇게 됐다면 혹시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냐고.
피터는 화를 냈고, 경찰에 나를 신고한다고 했다. 나도 순간 화가 났으나 몇 분 뒤 그러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일테니까. 사기꾼이 된 거 같아 기분이 나빴지만, 오래되고 값싼 차량을 사고 판, 나의 불운이지 싶었다. 그가 신고를 했다면 신고 번호를 친히 보내줬다. 아무 일주일내로 경찰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피터는 계속해서 내게 환불을 요청했는데, 요지는 '내가 적어도 durable한 상태의 차량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나는 durable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차를 판 거'라고 말했다. 피터는 처음엔 스타터모터가 나갔다더니, 메카닉이 퓨얼펌프도 갈아야 한다고 말했단다. 그러면서, 나를 사기꾼 취급했다. 그렇게 몇 백불이 순식간에 깨지니 화가나고 답답했으리라.
그러다,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과연 피터가 믿을만한 메카닉에게서 수리 받고 있는걸까? 메카닉이 스타터 모터가 예전부터 망가져 있었다고 말했다는데, 아니, 스타터 모터가 망가졌는데 시동이 계속 잘 걸릴 수가 없지 않은가? 내 생각엔 메카닉이 문제를 잘 모르고 돈이 되니 이것저것 낡은 부분들을 갈며 돈을 버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나는 현장에 있지 않으니 알 수 없을뿐. 결국, '전쟁의 서막'이 시작된건가 싶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경찰로부터 아직 연락은 없다. 이번 일련의 일로 뼈저리게 느낀 건, 중고차 구매시엔 적어도 2-3천 불 대의 차량을 구매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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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돌아 온 멜버른은 신기하고, 혼란스럽다. 마이키 카드가 없이 버스에 오르자 'What do you want?'를 연신 외쳐대던 버스 기사. '마이키 카드를 구매하고 싶다'하니, 버스 기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잔돈 없어. 빨리 그냥 타.'라고 말하며 엑셀을 급하게 밟는다. 흔들거리는 버스를 타고서 들어 온 도심의 노마드 백패커스.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반갑고, 동시에 하룻밤을 보내게 될 이 공간이 낯설다, 조금은.
우리는 점심을 함께 먹고 헤어졌다. 나는 런세스턴, 타마르벨리 쪽으로 가 볼 생각이었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배가 너무 고파 차를 세워두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무슨 생각이었던지 갑자기 차를 팔고 멜버른으로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차 사진을 찍어 검트리에 업로드. 어랍쇼? 그런데 한 시간도 안되서 한 사람이 연락이 왔다.
그의 이름은 피터. 피터는 데본포트에 그날 오후에 도착한다 했다. 우리는 내일 보기로 약속을 잡았다. 내가 친히 그의 집 앞까지 차를 몰고 가기로 했다. 하룻밤은 어느 무료 캠핑장에서 머물렀다.
다음 날, 피터를 만났다. 피터와 친구들은 대만인이었다. 그는 차를 잘 볼 줄 모르는 듯 했다. 호주에서 운전이 처음이라고도 했다. 나는 나름 최선을 다해, 차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했다. 앞쪽 창문이 열리지 않고, 최근에 라디에이터와 워터펌프를 갈았다고. 오래된 차지만 큰 무리 없이 달린다고. 피터는 친구를 불러 시범 드라이빙을 한 번 해보고 차를 사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차를 넘기고, 나는 스피릿 오브 타즈매니아를 타고 멜버른으로 넘어왔다. 이틀 만에 벌어진 갑작스런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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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irit of Tasmania, Devonport,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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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약할 때, 기본 좌석, 2인실, 4인실 등을 선택할 수 있다. <Spirit of Tasmania, Devonport,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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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들었던 타즈매니아를 떠나간다. <Spirit of Tasmania, Devonport,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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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irit of Tasmania, Devonport,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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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바다 <Spirit of Tasmania, Devonport, 2017> |
그렇게 멜버른에 도착해 지내고 있는 데, 피터에게 한통의 문자가 왔다. '야 시동이 안 걸려.' '어?' '시동이 안 걸려. 젠장. 뭐야?' '뭐지? 그런적 없었어.' '어제 하루 타고 몇 시간 달린 다음에 오늘 아침에 시동 거니까 갑자기 안돼.' '피터, 정말로 그런 적 한 번도 없었어.'
피터는 메카닉에게 갔고, 메카닉은 스타터 모터가 나갔다고 했다. 수리비는 300불. 그런데 피터가 나에게 그 비용을 커버해 줄 수 있는지 묻는게 아닌가.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미 차를 팔았고, 그 문제는 이제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건데. 과연 내게 책임이 있는걸까. 만약 최근에 수리한 라디에이터나 워터펌프 쪽 문제였으면 내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94년에 나온 차량. 26만 키로를 달린 차량 1200불 밖에 되지 않는 오래된 차량이었다. 나도 딜러에게서 차를 산 뒤, 아무런 워런티를 받지 못했고 그래서 6백불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던 거 아닌가.
나는 피터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닌거 같다고 말했다. 네가 테스트 드라이브를 할 때는 괜찮았고, 내가 이제까지 차를 타는 동안 그런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또한 네가 어제 차를 하루 모는 동안도 괜찮았는데, 갑자기 그렇게 됐다면 혹시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냐고.
피터는 화를 냈고, 경찰에 나를 신고한다고 했다. 나도 순간 화가 났으나 몇 분 뒤 그러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일테니까. 사기꾼이 된 거 같아 기분이 나빴지만, 오래되고 값싼 차량을 사고 판, 나의 불운이지 싶었다. 그가 신고를 했다면 신고 번호를 친히 보내줬다. 아무 일주일내로 경찰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피터는 계속해서 내게 환불을 요청했는데, 요지는 '내가 적어도 durable한 상태의 차량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나는 durable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차를 판 거'라고 말했다. 피터는 처음엔 스타터모터가 나갔다더니, 메카닉이 퓨얼펌프도 갈아야 한다고 말했단다. 그러면서, 나를 사기꾼 취급했다. 그렇게 몇 백불이 순식간에 깨지니 화가나고 답답했으리라.
그러다,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과연 피터가 믿을만한 메카닉에게서 수리 받고 있는걸까? 메카닉이 스타터 모터가 예전부터 망가져 있었다고 말했다는데, 아니, 스타터 모터가 망가졌는데 시동이 계속 잘 걸릴 수가 없지 않은가? 내 생각엔 메카닉이 문제를 잘 모르고 돈이 되니 이것저것 낡은 부분들을 갈며 돈을 버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나는 현장에 있지 않으니 알 수 없을뿐. 결국, '전쟁의 서막'이 시작된건가 싶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경찰로부터 아직 연락은 없다. 이번 일련의 일로 뼈저리게 느낀 건, 중고차 구매시엔 적어도 2-3천 불 대의 차량을 구매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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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돌아 온 멜버른은 신기하고, 혼란스럽다. 마이키 카드가 없이 버스에 오르자 'What do you want?'를 연신 외쳐대던 버스 기사. '마이키 카드를 구매하고 싶다'하니, 버스 기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잔돈 없어. 빨리 그냥 타.'라고 말하며 엑셀을 급하게 밟는다. 흔들거리는 버스를 타고서 들어 온 도심의 노마드 백패커스.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반갑고, 동시에 하룻밤을 보내게 될 이 공간이 낯설다, 조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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