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6부) :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

부제1 멜버른은 과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인가? 
부제2 오지랖 조언. '호주에 오려는 당신에게'

처음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며 정착하기로 한 곳은 브리즈번이었습니다. 그러다 브리즈번을 떠나 잠시 여행하게 된 어느 시골 마을에서 들었던 풍문을 따라 멜버른에 오게 되었습니다. 풍문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멜버른이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멜버른의 야경, 2016년 6월>

풍문이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2015년, 영국의 매거진 <이코노미스트 (The Economist)>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멜버른을 선정했거든요. 도시가 안정성도 있고, 문화 수준도 높고 환경도 좋고 교육, 인프라도 잘 되어 있다고 무려 100점 만점 97.5점을 멜버른에 줬거든요.

그런데 과연 멜버른은 정말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일까요? 이코노미스트가 자신들의 매체의 특성을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매거진이라 밝히고 있듯이(The Economist Intelligence Unit helps business leaders prepare for opportunity, empowering them to act with confidence when making strategic decisions.), 멜버른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는 건 사실 특정 부류들에게 해당되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멜버른에는 시드니 다음으로 세계 부자들의 유입이 많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표: 백만장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1위는 시드니, 2위가 바로 멜버른!>

호주의 일간지(지금은 주말지?) <the Age>는 여기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을 다루고 있습니다. 골자는 이코노미스트가 멜버른에서도 대두되는 빈부격차라는 전 세계적인 현상을 애써 무시했다는 비판인데요. 특별히 도심 외곽에 존재하는 경제적 약자와 더불어 취약한 대중교통 시스템, 높은 주거 비용 등이 언급 되었습니다. (자세한 기사 내용은: http://www.theage.com.au/victoria/melbourne-named-worlds-most-liveable-city-for-fifth-year-running-20150818-gj1he8.html)

그리고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워홀러(=사회 취약 계층)가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멜버른에 6개월 가량 살아본 바, 멜버른에는 할 일이 많습니다. 즐길 문화거리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죠. 그러니, 멜버른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건, 워홀러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호주가 한국보다 나은 삶의 환경이냐 하는 건 분명히 맞습니다. 최저 시급도 빵빵하고, 노동, 복지 분야도 한국 보다 정책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탄탄하죠. 

제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워홀러의 또 다른 이름은 이주자라는 것입니다. 국제연합(UN) 통계국에서는 자신의 거주국이 아닌 국가에서 최소한 3개월에서 1년 미만 머문 사람을 단기 이주자short-term migrant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주자는 모국이 아닌 새로운 나라에서 생활을 꾸려야 합니다. 이렇게 워홀러가 아닌 다른 명칭을 꺼내드는 건 이것이 더욱 현실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워홀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워홀러는 이주자 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할게요. 워홀러는 이주자입니다. 워홀러는 다른 이주자들처럼 일자리를 찾고 집을 구하고 세금도 내며, 현지 사회의 일원으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환상을 버리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오세요. 그러면, 조금 더 알찬 워홀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이에 따라 멜버른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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